
말을 모으는 카드
미우라 시온의 장편소설 『배를 엮다』에서는 사전을 만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요. 그들은 낯선 단어와 새롭게 쓰이는 표현을 놓치지 않으려 평소에도 말을 모으는 용례채집카드를 가지고 다녀요.길에서 들은 말, 어제와는 조금 다르게 쓰이는 단어들. 그냥 지나치면 사라질 말들을 작은 카드 위에 적기 위해서요. 사전은 그렇게 흘러가는 말들을 하나씩 붙잡으며 만들어지더라고요. 무언가를 적어두고, 모아두고, 다시 꺼내 볼 수 있게 남기는 일. 비단 단어뿐 아니라 우리에게도 그런 순간들이 있지 않을까요. 분명 남겨두고 싶었는데, 시간이 지나면 어디에 두었는지 다시 찾기 어려워지는 것들 말이에요. |
| 저장했지만 보이지 않는 것들
저는 평소에도 무언가를 자주 저장해 두는 편이에요. 인스타그램에서 본 정보, 스레드에서 발견한 문장, 나중에 다시 보고 싶은 브랜드나 제품들. 여행 중 괜찮은 가게를 발견하면 계정을 팔로우해 두기도 하고, 처음 보는 소재나 이름은 휴대폰 메모장에 적어 두기도 해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저장한 것들은 많아졌는데 다시 찾는 일은 점점 어려워지더라고요. 저장해 두었는데 어느 폴더에 있는지 모르겠고, 메모해 두었는데 어디에 적었는지 기억나지 않고, 팔로우해 두었는데 계정이 너무 많아져 다시 찾기 어려워지는 것들. 언젠가 다시 보려고 남겨 둔 것들이 정작 필요할 때는 눈에 보이지 않아요. |